주얼리 디자이너는 우아한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체 노동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한다. 대개 오전에는 주로 고객이나 업체와 미팅을 한다. 점심시간 이후부터 오후 시간은 내내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 종로 등을 오가며 재료를 구입한다. 같은 물건이라도 종로가 가장 비싸고 그 다음이 동대문, 남대문 순이다. 종로에서는 다이아몬드나 유색 보석, 은 등 보석류를 구입하고 동대문에서는 특이하고 개성 있는 부자재를 산다. 동대문에는 남대문에서 팔지 않는 것들도 많고, 유행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남대문에서는 대량으로 구입하는 부자재, 귀고리 뒷장식이나 체인 등 부품을 산다. 주얼리 디자이너라고 해서 ‘폼나게’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하는 게 아니다. 하루 종일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다니며 재료를 구입하고 협력 업체에 들러 업무를 분담한다. 종로에는 보석상뿐 아니라 각종 공방과 공장이 몰려있다. 장신구의 주물 뜨는 과정이나 마무리 작업 등은 공방에 맡긴다. 오후에는 물건 포장 및 택배 작업, 행정 업무 등을 처리해야 한다. 주얼리 디자이너 김동연씨는 '하루 종일 준비하고 저녁을 먹은 다음부터 장신구 제작에 들어간다'며 '근무 시간이 따로 없지만 밤낮없이 일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사실 재료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망치질을 하고 톱질을 하다 보면 새벽까지 작업하는 때도 많다.
김씨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만들기 자체를 즐겨야 이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등에서 묘사되는 주얼리 디자이너의 직업은 보통 스케치북에 드로잉을 하는 장면으로 묘사된다. 디자이너들은 첫 아이디어 때만 손으로 드로잉을 하고 대부분 컴퓨터를 사용해 디자인한다고 한다. 드로잉 뒤 세부적인 디자인은 컴퓨터 일러스트나 CAD를 이용해 ‘렌더링’ 작업 즉 틀을 만든다. 다음은 왁스를 깎거나 꼬아 샘플을 만든다. 그 샘플로 주물을 뜬 뒤 메탈 작업을 한 것이 원본이다. 원본을 갈고 다듬어 보석을 세팅하거나 광을 내는 것이 기본 작업이다. 주물 뜨는데 하루, 마무리 하는데 하루 등이 걸려 한 제품이 나오기 까지 최소 3~4일이 걸린다. 김씨는 '손이 많이 가는 제품은 일주일이 걸린다'며 '장신구 만들기는 기다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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