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 가면을 쓰기 시작한 것은 13세기부터다. 1204년 베네치아 총독 엔리코 단돌로가 제4차 십자군 원정에서 무슬림 여인들을 데리고 귀환했는데 이 여인들의 머리와 얼굴을 가린 베일에서 착안해 가면 유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가면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268년 5월의 법령이다. 이에 따르면 가면을 쓴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계란을 던져 시의회가 가면 착용을 금지했다고 한다. 가면이 지나치게 유행하면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저지르는 범죄 같은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자 법으로 가면 착용을 통제한 것이다. 1339년 베네치아에서는 밤에 가면을 쓰고 시내를 다니는 것이 금지됐고 1458년에는 남자가 가면을 착용하고 여자 수도원에 출입하는 것 또한 금지됐다. 1608년에는 베네치아인들과 더불어 이방인들까지도 카니발 기간과 공식 연회에서만 가면을 착용할 수 있게 했으며 이를 어길 때에는 옥살이, 노역, 벌금형에 처했다. 1658년에는 가면을 쓸 때 무기를 소지할 수 없다는 법령이, 1699년과 1718년에는 종교적인 축일에도 가면을 착용해선 안 된다는 법령이 공포됐다.
18세기에는 가면을 쓸 수 있는 기간이 법으로 정해졌다. 이것만 따르더라도 사실상 베네치아인들은 1년 중 상당 기간을 변장한 채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1797년에 오스트리아가 베네치아를 지배하게 되면서 카니발과 함께 가면 착용이 금지됐다가 1979년 카니발이 부활할 때 가면도 다시 등장했다. 이후 베네치아 대학생들이 가면을 제작해 기념품으로 팔기 시작하면서 베네치아의 가면은 현대적으로 다양하게 발전하며 베네치아 카니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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