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니는 로마의 대단한 와인애호가였다. 그가 즐겼다는 와인 라벨은 순금이었다고 한다. 근대의 라벨 역시 가끔은 순금이고 대부분은 은이었다. 그것들은 주둥이 주위에 감긴 체인에 붙은 일종의 꼬리표였다. 와인에 독극물을 넣으려다 은 라벨로 인해 들통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누가 종이 라벨을 맨 처음 붙였을까? 누구인지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와인은 주로 통으로 거래되었기 때문에 종이 라벨은 상당히 늦게 만들어졌다. 라벨의 재료가 되는 질긴 종이나 그 종이를 유리에 착 달라붙게 하는 접착제가 라벨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다 가능했던 시기부터 라벨이 만들어졌으리라 짐작만 할 뿐이다. 18세기 말엽에도 아직 종이 라벨은 등장하지 않는다.
토머스 제퍼슨의 와인 병에도 라벨은 붙어 있지 않다. 스스로가 유리병에 와인이름과 자기 이름을 음각하여 와인을 구분하는 정도다. 가끔은 빈티지도 새겼다. 라벨보다는 코르크가 먼저 등장하였다. 그래서 코르크에 정보를 담았다. 코르크에 인두로 지져 와인 이름이나 빈티지 등을 새겼다. 하지만 코르크는 병에 박혀 있어 식별하는 데 불편했다. 즉석에서 확인할 수 없는 코르크에는 당연히 위조 혹은 변조하는 사기 사건이 따랐다. 보르도 와인 페트뤼스를 개봉해 보니 포므롤 마을 대신 포이약 마을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이 그러한 예다. 고가의 와인 경매에서는 캡슐을 반쯤 잘라내어 입찰자가 코르크에 새겨진 문자들을 확인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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