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제일 물기가 많은 땅을 골라 한 두둑 만들어 40㎝ 간격으로 심었다. 한 달이 다 되어서야 빠끔하게 내민 싹을 보고 저것이 언제 크나 싶었다. 그런데 날씨가 점차 더워지니 하루가 다르게 자랐고, 장마철에는 무럭무럭 잎이 정말 크게 자랐다. 비 올 때 한 잎 꺾어다 쓰고 싶었는데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 다음으로 미루었다. 토란 줄기가 자라는 데 따라 중간에 풀이 많이 올라 왔다. 풀은 베어서 그 자리에 깔아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풀이 자라는 것보다 토란이 잘 자라고 잎사귀가 넓어 풀에 대한 걱정이 없어 참 좋은 작물이다. 토란 줄기가 자라면서 한 개에서 두 개, 세 개로 늘어나는 줄기와 잎 자체가 관상용으로도 좋은 것 같다. 8·9월의 장마와 태풍에 고생을 하고 난 후의 토란은 잎사귀가 여기저기 찢겨나가고 일부 작은 줄기는 마르면서 쓰러지고 있었다. 우리 밭에서는 긴 장마와 태풍에 고생을 제일 많이 하는 것이 언제나 토란일 것이다. 토란은 지지대도 없는 상태에서 잎이 넓어 바람도 많이 받는데 그래도 버텨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밭이 조금 있어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토란을 심어보심이 좋겠다.
심어서 가꾸다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잔손질이 없어도 되며 땅을 비교적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며 가뭄에도 별 걱정 안 해도 되는 것이 초보농사에는 안성맞춤이다. 토란꽃도 그렇다. 노란색의 수수한 꽃이 보기가 좋다. 토란을 심은 지 실로 4년 만에야 꽃을 봤다. 포기 수를 많이 심으면 이보다 더 일찍 꽃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 해마다 30~40포기 심는 데서 토란꽃을 직접 보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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