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라이트는 맥시스를 설립하고 '심시티'를 출시했다. 그리고 이어서 출시된 '심시티2000'의 대박으로 윌 라이트는 유명 크리에이터가 되었고 다양한 '심'시리즈를 만들었다. 농장을 관리하는 '심팜'이나 국립공원을 경영하는 '심파크' 또는 개미의 세계를 창조하는 '심앤트'등 수많은 심 게임들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심 시리즈는 점점 인기가 사그라졌다. 윌 라이트는 지구와 행성을 관리하는 방대한 규모의 '심어스'를 출시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게임의 규모가 커질수록 유저들은 피로감을 느꼈고 심시티 후속작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윌 라이트를 압박했다. 그리고 회심의 역작이었던 '심콥터'의 실패로 회사 재정이 바닥나고 맥시스는 EA에 인수됐다고 한다. EA의 후원으로 윌 라이트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 자본을 확보했다. 사람들은 윌 라이트가 심시티의 3D 버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윌 라이트가 내놓은 신작은 이런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실 윌 라이트는 심시티2000을 개발하기 전부터 '인형의 집'이라는 비공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게 '심즈'가 된다.
하지만 회사 사람들 중 아무도 심즈 개발에 합류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의 인생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막연했고 지루하게 보였고 현실의 자기 인생도 피곤한데 게임 속 캐릭터의 인생까지 책임지는 게 흥미롭지 않게 보였기 때문이다. 모두 심즈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심시티 후속작을 개발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윌 라이트의 게임은 회사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힌다. 하지만 윌 라이트는 포기하지 않고 프로그래머 한 명만 붙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EA는 귀찮다는 듯 적당한 프로그래머 한 명을 뽑아서 프로젝트에 배정했다. 하지만 그 프로그래머가 천재 개발자로 유명한 제이미 둔보스였다. 사실 윌 라이트는 아이디어는 천재적이지만 최고의 프로그래머는 아니었기 때문에 제이미 둔보스를 만난 건 윌 라이트 본인은 물론이고 심즈 팬들에게 큰 행운이다. 두 사람은 심즈를 만들었고 윌 라이트가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EA 경영진은 놀랐지만 출시를 망설였다고 한다. 그리고 EA에서 맥시스 책임자로 온 뤽 베테렉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심즈를 출시했다. 뤽 베테렉은 EA 경영진을 찾아가서 설득한 덕분이었다. 그렇게 출시된 심즈는 크게 성공했고 시리즈가 4까지 이어졌다. 지금은 EA가 애지중지하는 게임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심즈의 팬으로 심즈가 만들어지고 출시되는 과정을 보니까 뭔가 새롭고 신기한 기분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지고 출시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심즈는 다른 게임에서 즐길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시리즈가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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