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고 좋았던것들

영화 지금 우리 학교는 추천

두바이 2022. 2. 10. 12:45

젊은 학생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일까? 성급한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해 K좀비들은 유독 빨리 달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금 우리 학교는'의 좀비들은 어쩐지 더욱 힘이 넘친다. 대다수의 좀비물이 그러한 것처럼 기존에 갖고 있는 능력치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10대 특유의 에너지가 액션에도 반영됐다는 것이 이재규 감독의 설명이다. 가령 운동부 학생이 좀비가 되면 더 강력한 힘을, 더 빠른 달리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ㅎㄴ다. 구체적으로는 소리에 민감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형체나 밝기 정도만 구분할 수 있는, 죽은 인간이 아닌 죽은 동물에 가까운 형태의 움직임으로 역동성을 더했다. 이들에 맞서는 학생들은 총으로 좀비를 제압하는 서양의 좀비물과는 다른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극 초반에는 좀비를 밀쳐낸 후 시간을 버는 방식으로 자신을 지켰던 주인공들은 점점 대걸레, 활과 화살, 칼 같은 도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또한 '부산행' 같은 좀비영화를 통해 좀비의 습성을 학습했기 때문에 그들이 소리에 민감해한다거나 뇌관을 파괴하면 죽일 수 있다는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학생들이 보여주는 것은 화려한 액션보다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느낌에 가깝다. 싸움을 잘하는 설정을 가진 수혁은 캐릭터의 매력을 좀더 보여줄 수 있는 액션과 막싸움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10대의 세계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제작진은 몇 차례 검증을 거쳤다. 청소년들이 쓰지 않는 말이나 반응을 걸러내기 위해 10대를 대상으로 대본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현장에 있는 학생 배우들에게도 의견을 자주 물었다. 하지만 전체 세대를 아우르는 보다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모든 피드백을 수용하진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