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빌리아의 이발사 줄거리
알마비바 백작은 로지느를 사랑하지만 쉽지는 않다. 로지느는 로지느와 결혼할 요량을 하고 있는 후견인 바르톨로의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활발하고 예민하고 유쾌한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 백작은 몇 번이고 바르톨로의 집에 들어가기를 시도한다. 기수의 옷차림으로 들어가려다 쫓겨난 그는 음악 선생으로 분장하여 로지느에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는 동안 피가로는 바르톨로의 덧문 열쇠를 슬쩍 훔쳐 낸다. 그러나 바르톨로는 백작이 시내에 들어와 있는 것을 알고 걱정이 되어 계획한 결혼 날짜를 앞당기고자 한다. 바르톨로는 공증인을 불러 오게 한다. 공증인이 당도했을 때는 마침 바르톨로가 외출 중이어서 백작이 훔친 열쇠로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와 있던 참이다. 당장에 백작은 로지느와의 결혼 증서를 작성케 한다. 바르톨로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었다. 후견료는 돌려 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그는 이내 마음을 돌리고 마침내 자신도 결혼 증서에 서명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보마르셰는 동시에 아버지와 연적의 구실을 하는 후견인, 피후견인인 여인, 연인, 하인이라는 낡은 테마를 새로 다루었다. 몰리에르는 이런 테마를 이미 '아내들의 학교' 에서 다루었었는데 몰리에르와 마찬가지로 보마르셰도 압제적인 법률의 사회로 무장된 질투하는 노인에 대해서 젊은이의 편을 든다. 이 작품에 의해서 희극은 마침내 살롱의 우스꽝스런 것들에서 벗어나 옛 소극으로 사람들을 웃기는 옛 수법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이러한 수법은 그 동안 사람들이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참신하고 아주 강력해 보였다. 특히 보마르셰는 천재적인 솜씨로 하인의 잊을 수 없는 한 전형을 창조했었다.
왜냐하면 피가로는 대담하고 정말 자유분방한 괴짜인데 그는 행동하기 위해서 행동하기를 좋아하지만 또한 이득을 보기 위해서 행동하기를 좋아하며 자기의 주인을 섬기는 가운데도 보호자 노릇을 한다. 작가는 피가로에게 자신의 열정과 대담성과 모험 정신을 불어넣었다. 이 모사꾼은 자기를 부리고 있는 귀족들에 대해서는 친근하게 군다. 그리고 자기를 업신여기는 부르주아에게는 오만하게 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