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고 좋았던것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두바이 2020. 8. 5. 23:32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줄거리 자체는 특별할 게 없다. 라라 진은 사랑에 빠질 때마다 상대에게 러브레터를 쓰지만 부치지 않고 상자에 모아둔다. 그런 언니를 지켜보기 답답했던 동생 키티는 지난 몇년간 라라 진이 썼던 편지 다섯통을 모두 발송해버리고 그중에는 언니 마고와 막 헤어진 옆집 남자 조시도 있다고 한다. 마고와 조시 앞에서 곤란해질 일을 피하고자 라라 진은 다른 편지의 수신자고 7학년 때 잠시 좋아했던 피터와 계약 연애를 시작한다. 마침 피터는 라라 진과 한때 베스트프렌드였지만 지금은 사이가 멀어진 젠과 끝나면서 그의 질투심을 유발하려는 동기가 있었다. 모두가 뒷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데 라라 진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설정이 영화를 다른 차원으로 바꿔놓는다. 라라 진은 사랑에만 집착하지 않고 자매나 친구와의 관계를 함께 고민하며 상대에게 진짜 마음을 전하는 법을 깨우치는 독립적인 캐릭터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쓴 제니 한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연이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면 그들의 관심은 사라졌다. 한 프로듀서는 나에게 캐릭터의 정신을 포착할 수만 있다면 나이대나 인종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 시리즈는 이 장르가 오랫동안 간과했던 시장을 드러냈다. 동양인 캐릭터가 청춘물의 주인공이 되자 영화에 더욱 이입할 수 있는 시청자들이 있었고 익숙한 클리셰도 신선하게 만들며 하이틴 로맨스의 부활을 이끌었다. 영화의 폭발적인 인기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속편에서는 다른 편지의 수신자였던 존 앰브로즈가 등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