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고 좋았던것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대해서

두바이 2019. 11. 28. 23:58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미친 듯이 부유한 중국계 재벌들의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 가장 보고 싶은 것만을 모아 완성시켰다. 가장 잘 팔리는 틀 안에 주요 배역으로 100% 아시아계 배우들을 채워넣고 할리우드를 정밀 겨낭한 결과물처럼 보인다. 영화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자주인공이 계급 차로 인한 멸시를 극복하고 사랑을 쟁취해 나가는 신데렐라 서사를 정직하게 따른다. 부유함의 향연을 맛보는 것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만족스러운 본론이다. 영화에서 엘레노어는 런던의 최고급 호텔 컨시어지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쫓아내려 하자 그 자리에서 호텔 전체를 사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부유함을 상징하는 볼거리가 시시해질 때쯤 영화는 의외로 조용하고 진솔한 감성을 성취해낸다.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직설 화법 속에서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순수한 감수성은 불쑥 나타나 마음을 흔든다. 그리고 재벌가의 투철한 안주인을 연기한 양자경, 재기 넘치는 아콰피나 등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추천하는 영화다. 아콰피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존 추 감독은 배우들을 매우 신뢰했고 배우들이 즉흥 연기를 할 수 있게 내버려 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개봉 일주일 만에 속편 제작을 확정지었다. 시리즈 제작이 확정된 채 개봉한 작품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앞으로 나올 속편은 3부작으로 이뤄진 케빈 콴의 소설 중 2편에 해당하는 '차이나 리치 걸프렌드'를 원작으로 제작된다. 그리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연출한 존 추가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