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고 좋았던것들
식물의 자생지에 대해서
두바이
2019. 6. 24. 00:03
외국에 나가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어느 나라에서 왔니?'라는 것이라고 한다. 이름보다 먼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묻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데 가장 빠른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똑같은 질문을 식물에게도 적용해 그 식물의 자생지가 어디인가, 어디에서 살았던 식물인가를 아는 것이 식물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식물에게 자생지란 어떤 의미일까?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대한민국에서 왔다고 하면 어떤 역사적 분위기에서 자랐고, 어떤 문화적 특징을 지니고 있을지, 어떤 날씨의 나라에서 살았을지가 대강 짐작이 된다. 결국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출신 국가는 나의 중요한 특징이 되는 셈이다.
이걸 식물에 도입해보면 예를 들어 달리아나 칸나와 같은 식물은 자생지가 멕시코 인근의 열대지방이다. 멕시코를 자생지로 두고 있는 식물은 태어날 때부터 추위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추위에 약할 수밖에 없다. 이건 씨를 가져와서 추운 지방에서 싹을 틔운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전적으로 달리아의 씨에는 자생지에서 살았던 특징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이 식물을 우리나라처럼 겨울이 매섭고 추운 나라에서 키우고 싶다면 추위가 오기 전에 식물의 뿌리를 캐두었다가 온실에서 보관한다. 그리고 다음 해에 추위가 완전히 물러갔을 때 다시 심어주는 것이라고 한다.